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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자로 뭔가 시작될 모양이군. 도대체 어느새 이렇게 되어 덧글 0 | 조회 186 | 2019-06-04 22:22:15
최현수  
“이제 진자로 뭔가 시작될 모양이군. 도대체 어느새 이렇게 되어 버리고 말았지?”조원장에 대한 문안 인사에 이은 상욱의 첫번 편지는 그런 식으로 사연이 계속되어 나가고 있었다.조원장의 전임 전에 절강제를 치러야 한다는 새로운 작업 목표가 하달되고, 전임일까지 절강제를 치르지 못하게 될 경우 새 임지 부임을 단념하고서라도 계속 오마도 사업장을 지키겠노라는 원장의 결의가 결정적인 것으로 과장되어 전해지자, 원생들은 그 절강젯날까지의 작업 목표를 달성해내기 위해 또다시 결사적인 투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또 한번은 작업선이 뒤집혀 인부 한 사람이 파도에 휩쓸려버린 익사 사고가 있었다. 원장은 그때 ㄷ공사장의 모든 일을 중지하고 익사체를 찾는 데만 연사흘을 허비했다.하지만 이순구와 지영숙은 불안했다.언제 누가 비밀을 꼬아바쳐 병원 당국에서 아이를 빼앗아가게 할지 알 수 없었다.작업은 차츰 고되어져가고 원생들에 대한 당국의 통제와 감시의 눈길도 하루하루 더해가는 판이었다.어느 하룻밤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고 그 극성스런 순시 녀석들이 갑자기 문을 박차고 덤벼들지 불안스런 나날의 연속이었다.아이를 늘 포대기 속에 숨겨놓고 바깥 동정을 살피기에 피가 마를 지경이었다.상욱은 결국 그 일이구나 싶어 말을 미리 자르고 나섰다. 하지만 원장은 실상 무리가 될 것은 하나도 없다는 태도였다.이 섬에 무슨 철조망이라니“아마 원장님께서 누굴 시켜 거기다 갖다놓게 한 모양이군요. 이과장이 알아서 처리하시라구 말입니다.”하지만 조원장으로서도 이젠 더 이상 그 일에 손을 쓸 여지가 없는 형편이었다. 모종의 분란을 각오하고서라도 상부의 명령과 맞서 싸울 길이 남아 있지 않았다. 평가반은 결국 다시 나타나게 되어 있었고, 그 사람들이 오고 보면 원장으로서 그 사람들의 신변의 안전을 모른 척해버릴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는 살얼음 위를 가는 심경으로 다시 한번 간곡하게 원생들의 자숙을 당부했다.상우 역시 무슨 일에 일단 작정이 서고 나면 쓸데없이 말뜸을 길게 들이고 있는 성미는 아니었다.이제까지
“아무래도 원장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구만.원장은 지금 나한테까지도 겁을 먹고 있는 얼굴이거든.그게 탈이야.원장이 그렇게 겁을 먹으면 일은 크게 빗나가지.아까도 말했지만 문둥이는 누가 겁을 먹은 걸 보면 공연히 심술이 사나워져서 점점 더 추악하고 난폭한 꼴을 보인다지 않았는가 말야.그 주막집 색시 애긴데, 생각해보면 그 여자도 아마 겁을 먹고 날뛰었기 때문에 엉뚱한 화를 부르게 된 꼴이었지.겁을 먹은 걸 보니까 난 점점 더 심술기가 동했거든.문둥이끼리라면 절대로 서로 겁을 먹을 일은 없으니까 말야.문둥이들은 그걸 알고 있지.”때는 1930년대 초반의 어느 가을날 저녁.장소는 화물차나 진배없는 야간 남행 열차의 한구석.밤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인 듯 옷깃으로 얼굴을 깊숙이 가린 청년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그 야간 열차의 구석에 자루처럼 초라하게 쭈그려 앉아 있었다.그 청년의 맞은편 구석 희미한 전깃불 아래도 역시 옷깃으로 얼굴을 잔뜩 싸 가린 채 아까부터 자꾸 청년의 동정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여인이 하나 앉아 있다.여인은그는 주정수 원장을 생각했다. 해답은 오히려 그 주정수 원장 쪽에 있었다. 아직도 이 섬 안에 그 주정수 원장의 망령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한 문제의 해답은 벌써 그 주정수 원장에 미리 마련되어 있었다.“문둥이의 피를 팔아 제 명예를 사려고 한 조백헌을 때려죽이자!”“그 윤해원이란 친구 말야요. 그 친구가 요즘 엉뚱한 고집을 부리고 있어요. 어차피 이형 귀에도 들어갈 얘기니까 미리 말하지만, 작자가 혼인식 전에 기어코 제 불알을 까달라고 졸라대고 있단 말야요. 그 우라질놈의 단종 수술이라는 걸 말이오.”“조백헌 대령입니다”돌아다보니 언제 다가왔는지 여남은 발짝 등뒤에 황장로가 시선을 반쯤 외면한 채 한가로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존경하옵는 조원장님“이건 순 치사한 도둑질입니다. 문둥이가 성한 사람 것 버럭질하고 도둑질하는 일은 있어도 성한 사람이 문둥이 것을 도둑질하는 법은 천하에 없습니다.”공원은 정말 원생들에게 모셔지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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